페인트 칠하는 것도 이제 '전략'이 필요하다
집이나 건물에 색을 입히는 일,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그 안엔 원재료 채굴부터 생산, 유통, 폐기까지 긴 여정이 숨어있다. 노루페인트가 최근 내놓은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바로 이 여정 전체를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벌써 여섯 번째 보고서라니,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은 셈.
핵심은 'Green 2035'라는 중장기 전략.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는 걸 상시 과제로 삼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평가에도 참여해 기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눈높이에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원재료부터 폐기까지, 숫자로 따져봤다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LCA(전과정평가)를 실시했다는 점. 도료가 만들어지는 원재료 단계부터 생산·유통·사용·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는 건데, 이 데이터가 바이오 도료나 옥상 온도를 낮춰주는 '쿨루프' 같은 제품 개발에 실제로 쓰이고 있다.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ESG 평가와 실사, 개선 지원 활동도 눈에 띈다.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지배구조 쪽에서는 ESG경영추진실을 중심으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영업·구매 부서 대상 윤리경영 워크숍을 진행하며 현장에 ESG 개념을 스며들게 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두 방향에서 동시에 보는 평가법
노루페인트는 2023년부터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이라는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쉽게 말하면 환경·사회 이슈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반대로 기업 활동이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살펴보는 방식이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최근 보고서들에서는 기후위기, 공급망 인권, 데이터, 윤리 이슈가 핵심 과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윤리경영 자율준수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며 내부 통제 체계를 다듬어가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회사 측은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맞는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인트 한 통 뒤에도 탄소 계산과 공급망 점검이 숨어있다는 사실, 이번 보고서가 보여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