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성적표, 다른 채점 방식
네이버와 카카오, 둘 다 이번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낼 걸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둘 다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성적표를 뒤집어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네이버는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거의 그대로다. 반면 카카오는 매출이 찔끔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크게 뛴다. 같은 '호실적'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사실 완전히 다른 이유에서 나온 결과라는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네이버는 돈을 쓰고 있고, 카카오는 돈을 아끼고 있다.
네이버는 판 벌리는 중, 카카오는 살 빼는 중
네이버는 AI 칩 구매, 멤버십 무료배송, 월드컵 중계권료까지 새 먹거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이익을 잠시 내려놨다. 대신 성과는 숫자로 나타나는 중이다. 베타 단계였던 AI 검색 서비스 'AI탭'은 출시 전부터 누적 이용자 400만명을 넘겼고, 국내 검색 점유율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이용자도 월드컵 중계 효과로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 큰 그림은 AI 인프라다. 네이버는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AI팩토리' 구축을 발표하며 5~6년 내 연 20조원 규모의 새 매출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카카오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포털 다음을 매각하고, 적자였던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몸집을 줄였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챗GPT 연동 서비스나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긴 했지만 아직 광고·커머스 매출로 이어지는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노조 파업도 부담이다.
투자로 승부 보는 네이버, 다이어트로 버티는 카카오 — 둘 다 정답은 아직 미완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