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화면을 태블릿 여러 대에 동시에 띄우는 시스템이 있다길래, 그럼 장비를 얼마나 들여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준비물 목록을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대부분 이미 손에 있는 것들이고, 새로 챙기게 되는 건 공유기 정도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발표 시스템 준비물 — 발표 노트북·공유기 내부망·태블릿으로 이어지는 구성도
발표 시스템 준비물 — 발표 노트북·공유기 내부망·태블릿으로 이어지는 구성도

목록이 네 줄로 끝납니다

WPMS라는 윈도우용 프로그램인데, 챙길 게 딱 네 가지였습니다. 발표를 띄울 윈도우 노트북, 공유기 한 대, 화면을 볼 태블릿이나 폰, 노트북과 공유기를 이어 줄 랜선. 노트북 쪽에 PowerPoint만 들어 있으면 되고, 목록은 여기서 끝입니다.

발표를 한 번이라도 치러 본 곳이라면 노트북은 이미 있을 겁니다. 태블릿도 진행자나 발표자가 쓰던 개인 기기를 그대로 씁니다. 앱을 따로 깔지 않고 브라우저로 접속하는 방식이라, 기기를 한 종류로 맞출 필요도 없는 셈입니다.

인터넷 회선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여기가 좀 의외였습니다. 공유기는 필요한데 인터넷 회선은 필요 없다고 합니다. 신호가 공유기 안쪽에서만 오가기 때문입니다. 회선을 새로 놓거나 행사장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받아올 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행사장 무선망이 느려서 애먹어 본 분이라면 이 부분이 반가울 겁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회선 사정과 상관없이 돌아가니까요. 공유기는 Wi-Fi 6 제품을 권한다고 합니다.

딱 한 번, 인터넷이 필요한 순간

그렇다고 인터넷을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처음 설치하면서 인증코드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한 번은 연결이 필요합니다. 대신 그 한 번으로 끝나고, 이후로는 회선이 없는 곳에서도 그대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안내에도 사무실이나 집처럼 인터넷이 살아 있는 데서 설치와 인증까지 미리 끝내 두라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회선부터 찾는 상황을 만들지 말라는 뜻이겠습니다. 설치 자체는 설치본을 한 번 실행하는 것으로 끝나고, 처음 실행할 때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을 골라 주면 방화벽 허용까지 알아서 등록된다고 합니다.

태블릿 대수는 자리 수부터 세면 됩니다

도입은 3단계
도입은 3단계

몇 대가 필요한지는 화면을 볼 자리를 먼저 세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연단, 운영석, 통역이나 수어 자리처럼 화면이 있어야 하는 곳을 하나씩 꼽아보는 식입니다. 같은 주소로 붙어도 기기마다 띄울 화면을 따로 정해 둘 수 있어서, 대수를 세면서 '이 자리엔 뭘 보여줄지'까지 같이 적어두면 나중에 두 번 일하지 않습니다.

기기를 새로 사서 채우는 게 아니라 있는 걸 붙이는 방식이라, 자리 수가 적으면 적은 대로 시작해도 되는 셈입니다. 한 대를 더 붙이는 것도 그 자리에서 브라우저를 여는 것으로 끝납니다.

한 가지 알아둘 건 화면 종류에 따라 여유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노트나 타이머, 이미지 화면은 오가는 데이터가 거의 없어 수십 대를 붙여도 무리가 없다고 합니다. 반면 영상이 그대로 흐르는 라이브 화면은 기기마다 따로 받아 가는 구조라 Wi-Fi 6 기준 동시 8~10대를 권하고, 최대치를 12~15대로 봅니다. 태블릿이 스무 대여도 꼭 봐야 하는 자리만 라이브로 두고 나머지는 노트나 이미지로 돌리면 된다는 뜻이라, 대수 자체를 걱정할 일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태블릿 대수 계획
태블릿 대수 계획

공유기를 빌려 쓸 생각이라면

행사장 공유기를 그대로 쓰면 한 대 값을 아끼는 셈인데,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AP 격리'라는 설정이 켜져 있으면 같은 공유기에 붙어도 기기끼리는 서로 통하지 못합니다. 접속이 안 될 때 십중팔구 이것이라고 할 만큼 흔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빌려 쓸 계획이라면 관리자에게 이 설정을 꺼 달라고 미리 요청해 두거나, 아예 쓸 공유기를 들고 가는 쪽이 마음 편합니다. 손님용 와이파이와 겸해 쓰지 않는 것, 5GHz 이름으로 붙는 것, 채널을 자동 대신 고정해 두는 것 정도가 같이 따라붙는 권장 사항이었습니다.

이미 있는 것과 새로 챙길 것

이미 있을 가능성이 큰 것새로 챙기게 되는 것
원래 쓰던 윈도우 노트북공유기 한 대
태블릿·스마트폰노트북–공유기 랜선
PowerPoint 발표 파일리허설 한 번 돌릴 시간

문의는 이 정도만 정리해서

파는 곳과 물어보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사는 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펀트컴퍼니」 쪽이고, 도입을 상의하는 건 카카오톡 채널입니다. 준비물이 이미 다 있는 곳이라면 상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사도 되게 갈라 둔 셈입니다.

물어보러 가기 전에 몇 줄만 적어 가면 왔다 갔다 하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화면을 볼 자리가 몇 군데인지, 그 자리를 이미 있는 기기로 채울 수 있는지, 공유기를 우리 마음대로 놓을 수 있는 상황인지, 발표에 쓸 컴퓨터가 윈도우인지. 이 정도면 우리 행사장에서 돌아갈 조건인지가 대체로 가려집니다. 반대로 이걸 안 적어 가면 결국 같은 질문을 다시 받게 되는 셈이고요.

여기에 하나 더 붙이자면 언제 쓸 행사인지입니다. 리허설로 한 번 돌려볼 시간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고, 설치와 인증도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미리 끝내 두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물건은 당일에 챙겨도 되지만 이 두 가지는 그 전에 끝나 있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정리하면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새 장비를 잔뜩 들여야 하는 도구일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반대였습니다. 손에 있는 걸 그대로 쓰고, 모자란 한 가지만 채우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앱을 깔지 않는다는 것도 생각보다 큰 차이였습니다. 태블릿이 열 대면 열 번 반복하던 설치와 로그인이 통째로 사라지고, 브라우저 주소창에 한 줄 넣는 것으로 대체되니까요.

다만 어디를 봐도 리허설 한 번은 꼭 돌려보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붙어 있었습니다. 장비 목록은 어디서나 같아도, 그 장비를 어디에 어떻게 놓을지는 매번 새로 정해지니까요. 물건 챙기는 시간과는 별개로, 한 번 깔아보고 붙여보는 시간을 일정에 따로 잡아두는 게 결국 제일 빠른 길로 보였습니다.


이 도구가 궁금하시면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 문의: 카카오톡 채널 「펀트컴퍼니」 · funt_compan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