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용 화면 공유 프로그램을 알아보다 보면 꼭 걸리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PowerPoint가 있어야만 쓸 수 있는 거냐는 것입니다. 확인해보니 답이 반반이었습니다. PPT를 써야 돌아가는 기능이 있고, 파일이 아예 없어도 그냥 돌아가는 기능이 따로 있더라는 겁니다.

WPMS는 발표자 노트와 타이머, 발표 화면을 여러 태블릿에 한꺼번에 띄우는 프로그램입니다. 태블릿에는 아무것도 깔지 않고 브라우저 주소만으로 들어가며, 바깥 인터넷 없이 공유기가 만든 내부망 안에서만 오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습니다. 이 중에 어디까지가 PPT에 기대고 있는 부분일까요.
파일을 열어야 돌아가는 쪽
PPT에 기대는 쪽은 세 가지였습니다. 태블릿에 띄워 주는 발표자 노트, 실제 슬라이드를 넘기는 조작, 그리고 슬라이드를 미리 그림으로 저장해 두는 변환 기능입니다. 셋 다 파일 안에 이미 들어 있는 것을 꺼내 쓰는 일이라, 꺼내 올 원본이 없으면 나올 게 없는 셈입니다.

노트 쪽이 특히 그렇습니다. 발표자가 슬라이드 아래 칸에 적어 두는 그 메모를 그대로 읽어다 태블릿에 뿌리는 방식이라, 파일이 곧 원본입니다. 어딘가에 다시 옮겨 적을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변환 기능도 파일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이건 발표 전에 미리 한 번 눌러 두는 준비 작업에 가깝다고 합니다. 슬라이드 한 장이 그림 한 장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무선이 흔들리는 자리에서 실시간 화면 대신 이 그림을 내보내는 대비책이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파일이 없어도 돌아가는 쪽
반대로 타이머는 PPT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발표 자료가 있든 없든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니, 남은 시간을 화면에 띄우는 데 파일이 낄 자리가 없는 셈입니다. 무대 노트북 화면을 태블릿으로 흘려보내는 라이브도 그렇고, 어느 기기에 무엇을 띄울지 정하는 부분도 파일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라이브는 노트북에 떠 있는 화면을 있는 그대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그 화면에 PPT가 떠 있든, 다른 프로그램이 떠 있든, 아무것도 안 떠 있든 보내는 쪽 사정은 똑같습니다.
행사를 떠올려 보면 이 구분이 왜 필요한지 짐작이 갑니다. 하루 종일 슬라이드만 넘어가는 자리는 드뭅니다. 자료 없이 흘러가는 순서도 중간중간 섞이는데, 그때 화면이 통째로 멈춰 버리면 곤란할 테니까요.

정리하면 이렇게 갈립니다.
| PPT를 쓰는 기능 | PPT와 상관없는 기능 |
|---|---|
| 발표자 노트 추출 | 타이머 |
| 실제 슬라이드 넘기기 | 실시간 라이브 화면 |
| 슬라이드 이미지 변환 | 기기별 화면 지정 |
Q. PPT 없이 타이머만 쓰는 것도 되나요?
됩니다. 파일이 있어야 돌아가는 기능만 빼고 나머지를 골라 쓰는 식이라고 합니다.
Q. 관객이 보는 정면 스크린도 이걸로 바꾸는 건가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정면 스크린은 원래 쓰던 프로젝터나 LED가 그대로 맡고, 이 프로그램이 담당하는 건 진행하는 사람들이 손에 든 태블릿 쪽입니다. 이름만 듣고 저도 처음엔 이 부분을 헷갈렸습니다.
이미 PPT로 발표하고 있다면
여기서 김이 좀 빠지는데, 대부분은 이미 PPT로 발표합니다. 그렇다면 따로 준비할 게 없다는 뜻입니다. 장비도 늘지 않습니다. 발표에 쓰던 노트북에 공유기 하나, 그리고 화면을 볼 사람 수만큼의 태블릿이면 된다고 합니다. 쓰던 파일을 그대로 열면 되고, 노트도 원래 적어 두던 자리에 적으면 됩니다.
발표자가 새로 배울 게 없다는 점이 의외로 큰 대목이었습니다. 행사에 오는 사람은 대개 자기 파일을 이미 다 만들어서 옵니다. 여기에 「이 형식으로 다시 만들어 주세요」가 한 줄 붙으면 그때부터 일이 되니까요.
그래서 결론은
PPT를 안 쓰는 자리에서도 타이머와 화면 지정만 골라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만든 쪽 이야기로는 반쪽만 떼어 쓰는 것보다 파일과 같이 쓸 때 얻는 게 훨씬 많다고 합니다. 골라 쓸 수 있다는 건 자료 없는 구간을 버티는 장치이지, 평소에 반쪽만 쓰라는 뜻은 아닌 셈입니다.
인터넷 없이 내부망에서 돌아간다는 점, 그리고 노트와 타이머와 기기별 지정처럼 발표에만 필요한 기능이 모여 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일반적인 화면 공유 도구와 갈리는 지점이라고 합니다. 앱 설치도 인터넷도 없이 시작할 수 있어서, 리허설 한 번 돌려보면 손에 익는 수준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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