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현장에서 태블릿을 여러 대 붙여 쓰는 시스템을 들여다보다가 제일 먼저 던진 질문이 "몇 대까지 되나요"였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이 질문이 반쪽짜리였습니다. 붙는 대수에는 애초에 상한이 걸려 있지 않고, 갈리는 건 그 태블릿이 무슨 화면을 받아 보느냐였습니다.

발표 화면 종류별 접속 기준 — 노트·이미지는 수십 대, 라이브는 8~10대, 관리자 카드는 6~9대라고 적은 슬라이드
발표 화면 종류별 접속 기준 — 노트·이미지는 수십 대, 라이브는 8~10대, 관리자 카드는 6~9대라고 적은 슬라이드

WPMS는 앱을 따로 깔지 않고 브라우저 주소창으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공유기 내부망에서만 돌아가고 인터넷도 쓰지 않습니다(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는 빼고요). 그래서 "몇 대까지 등록 가능" 같은 숫자로 잠가 둔 게 없는 셈입니다. 열 대든 스무 대든 붙는 건 붙습니다.

노트·타이머·이미지는 대수를 안 세도 된다

노트, 타이머, 이미지 모드는 오가는 데이터가 거의 없습니다. 글자 몇 줄과 시간 표시가 전부라 수십 대가 동시에 붙어도 티가 안 난다고 합니다. 이쪽은 사실상 대수 걱정을 접어 둬도 되는 구간인 셈입니다.

행사에 들어가는 태블릿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진행석, 통역석, 뒤에서 순서를 챙기는 자리처럼 지금 뭘 하고 있는지만 알면 되는 화면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 자리까지 전부 영상으로 채울 이유가 없다는 게 이 구분의 요점이었습니다.

숫자를 세야 하는 건 라이브 하나뿐

반대로 라이브는 태블릿 한 대 한 대가 영상을 따로 받아 갑니다. 그만큼 대역폭을 나눠 쓰게 되고, 여기서부터 대수가 의미를 갖습니다. Wi-Fi 6 환경 기준으로 동시 8~10대를 권장하고, 조건이 좋으면 12~15대까지도 간다고 합니다.

결국 "몇 대까지 되나요"는 "라이브를 몇 대에 띄울 거냐"로 바꿔 물어야 답이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대수 제한이 없다는 말과 라이브는 8~10대 권장이라는 말이 같이 붙어 다니는 이유도 여기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앞은 접속이고 뒤는 화면이라는 뜻이었습니다.

화질을 한 칸 내리면 더 붙는다

화질을 낮추면 더 붙습니다
화질을 낮추면 더 붙습니다

라이브 화질을 낮추면 한 대가 쓰는 양이 줄어드니 그만큼 더 붙습니다. 모니터링용으로 보는 화면은 원본만큼 선명할 이유가 없으니, 대수가 아쉬울 땐 여기부터 손대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태블릿마다 일일이 맞춰 줘야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노트북이 고·중·저 세 단계를 한꺼번에 내보내고, 태블릿이 자기 수신 상태를 보고 그중 하나를 골라 받는 구조라고 합니다. 신호가 좋은 자리는 선명한 쪽을, 구석에 있는 기기는 가벼운 쪽을 알아서 집어 가는 셈입니다. 사람이 정하는 건 제일 선명한 단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하나뿐이고, 그 아래는 기기가 알아서 오르내립니다.

이 얘기를 듣고 나서야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대수를 늘릴 때 제일 겁나는 게 한 대가 흔들리면서 전체를 끌고 내려가는 상황인데, 각자 골라 받는 구조라 문제가 생긴 기기만 한 칸 내려가고 나머지는 그대로 간다고 합니다. 흔들릴 만한 자리가 한둘 있다고 해서 계획 전체를 보수적으로 짤 이유는 없었던 겁니다.

띄우는 화면대수 감각이유
노트·타이머수십 대글자와 숫자만 오감
이미지수십 대한 장씩만 받음
라이브8~10대 권장기기마다 영상을 따로 받음

같은 주소로 들어가는데 화면은 따로 논다

배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건 그걸 어떻게 나누느냐였습니다. 자리마다 다른 주소를 적어 주고 다니는 그림을 상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태블릿은 전부 같은 주소 하나로 들어오고, 어느 기기에 무엇을 띄울지는 진행석 노트북의 관리자 화면에서 눌러 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배분이 미리 못 박아 두고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진행 중에도 옮길 수 있는 일이 되는 겁니다. 이 자리는 지금 라이브가 필요하고 저 자리는 순서만 보면 된다는 판단을 상황 봐 가며 바꿀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나눠 준 태블릿을 다시 걷어 와 설정을 만질 일이 없다는 게 이 방식의 실속이었습니다.

스무 대짜리 행사는 이렇게 나눈다

태블릿 20대 배분 예시
태블릿 20대 배분 예시

태블릿이 스무 대인 행사라고 전부 라이브일 필요는 없습니다. 꼭 봐야 하는 자리 몇 대만 라이브로 두고 나머지는 이미지나 노트로 돌리면, 스무 대 전체가 무리 없이 돌아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대수를 줄이는 게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쪽인 셈입니다.

신호 세기로 판단
신호 세기로 판단

라이브를 몇 대까지 밀지는 신호 세기를 보고 정하면 된다고 합니다. 권장 수치를 외우는 것보다 현장에서 신호를 한 번 확인하는 쪽이 빠릅니다.

라이브에서 빼면 손해인 줄 알았다

나머지를 이미지나 노트로 돌린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그 자리들이 뭔가 손해를 보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알아보니 이미지 모드는 발표 자료를 미리 그림으로 바꿔 두고 발표가 넘어가는 대로 한 장씩 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화면이 움직이지 않을 뿐, 지금 어느 장인지는 그대로 보입니다.

효과가 들어간 슬라이드도 항목이 전부 보이는 그림 한 장으로 저장돼서 빠지는 내용이 없다고 합니다. 오가는 양이 거의 없으니 신호가 약한 구석 자리일수록 오히려 이쪽이 편합니다. 발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자리라면 라이브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던 셈입니다.

실제로는 몇 대나 쓸까

실제 현장 — 기기 3대·라이브 2대
실제 현장 — 기기 3대·라이브 2대

정작 실제 현장 화면을 보니 기기 세 대에 라이브 두 대였습니다. 상한부터 걱정하며 시작했는데 막상 필요한 건 그 정도였던 겁니다. 리허설을 한 번 돌려 보면 우리 현장에 몇 대가 필요한지 금방 나온다고 하니, 숫자부터 재기보다 화면 종류를 먼저 나눠 보는 게 순서 같습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몇 대까지 되느냐로 시작한 이야기가 어느 자리에 무엇을 띄울 거냐로 끝났습니다. 앞의 질문에는 답이 안 나오고 뒤의 질문에는 답이 나오는데, 신기한 건 뒤엣것을 정하고 나면 앞엣것은 아예 물어볼 일이 없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던진 질문이 틀렸다기보다, 한 칸 옆에 있는 질문을 못 찾고 있었던 쪽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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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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