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규모가 커지면 운영석에 앉는 사람도 같이 늘어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사람을 더 붙이는 쪽이 아니라, 하는 일을 둘로 갈라 두는 쪽이더군요. 라이브 송출까지 붙는 큰 자리에서도 관리자 한 명, 무대 담당 한 명. 이 둘이 기본 구성이었습니다.

행사 진행 인원 — 관리자 1명과 무대 담당 1명이 무엇을 맡는지 적은 2인 운영 슬라이드
행사 진행 인원 — 관리자 1명과 무대 담당 1명이 무엇을 맡는지 적은 2인 운영 슬라이드

WPMS는 발표자 노트와 타이머, 그리고 지금 무대에 떠 있는 화면을 태블릿 여러 대에 한꺼번에 띄우는 프로그램입니다. 앱을 깔 필요가 없고 인터넷도 쓰지 않습니다. 공유기 하나로 만든 내부망에서 브라우저만 열면 되는 방식이라 운영석 장비 자체는 단출한 편입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습니다. 장비가 이렇게 단출한데 왜 사람은 둘이어야 하는지요.

한 사람은 화면 쪽만 붙잡습니다

운영석 전체 — 관리자 자리
운영석 전체 — 관리자 자리

관리자 담당은 관리자 화면에서 손을 떼지 않습니다. 기기마다 무엇을 보여 줄지 골라 주는 일, 타이머를 조정하는 일, 신호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일, 화질을 손보는 일까지 전부 이 자리에서 나옵니다. 태블릿 대수가 늘어날수록 확인할 항목도 같이 늘어나니, 다른 일을 겸하면 놓치는 게 생긴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눈에 띈 건 기기별 신호 세기가 관리자 화면에 그대로 뜬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느 태블릿이 지금 버거워하는지 눈으로 확인되니, 위태로워 보이는 기기는 미리 낮은 화질로 묶어 두거나 이미지 모드로 돌려 둘 수 있습니다. 관리자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화면을 계속 보고 있어야 '미리'가 가능해지니까요.

관리자 화면에서 전 기기 통제
관리자 화면에서 전 기기 통제

다른 한 사람은 사람 쪽만 봅니다

무대 진행 담당은 연자와 무대를 맡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고 짧게 신호를 주고받다가, 돌발 상황이 생기면 바로 움직이는 자리인 셈입니다. 순서를 헷갈리는 발표자가 나오거나 자료가 갑자기 바뀌는 일은 예고 없이 벌어지는데, 그때 화면을 보던 사람이 자리를 뜨면 화면 쪽이 통째로 비어 버립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갈라 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역할마다 다른 화면
역할마다 다른 화면

흔들릴 때는 누를 순서가 정해져 있더군요

라이브가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대응 순서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먼저 문제가 생긴 기기 하나만 중간 화질로 묶어 둡니다. 그래도 흔들리면 그 기기를 이미지 모드로 돌리고, 마지막에는 노트만 뜨는 화면까지 내려갑니다. 세 단계가 전부 관리자 자리에서 눌러야 하는 것들이라, 하필 그 순간에 자리가 비어 있으면 대응이 통째로 늦어집니다. 둘로 나눠 두는 이유가 여기서 한 번 더 나온 셈입니다.

무대 담당용 타이머 화면
무대 담당용 타이머 화면

나누는 기준은 '태블릿 대수'

몇 명이 붙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기준이 하나 있었습니다. 라이브가 걸린 태블릿이 여덟 대, 열 대 선을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관리자만 보는 사람을 따로 두라는 것이었습니다. 리허설도 한 번은 돌려 보라는 말이 함께 붙었습니다. 참석 인원이나 대관 규모가 아니라 켜 둔 화면 수를 세어 판단한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관리자 담당이 맡는 것무대 진행 담당이 맡는 것
기기별 화면 지정연자 응대
타이머 조정진행석 소통
신호 모니터링돌발 상황 대응
화질 조절무대 흐름 챙기기

Q. 규모가 작으면 한 명으로도 되나요?

됩니다. 세팅 자체는 규모를 타지 않아서, 화면 수가 적으면 굳이 둘로 나눌 이유가 없습니다. 한 사람이 관리자 화면 앞에 앉아 필요할 때만 손을 대는 식으로도 충분히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Q. 두 사람이 같은 걸 봐야 하나요?

아닙니다. 두 자리가 각각 챙겨야 할 게 다르니 띄워 두는 화면도 따로 갑니다. 무대 쪽에는 타이머처럼 지금 당장 쓰이는 것만 크게 올려 두고, 관리자 쪽에는 여러 기기를 한눈에 훑는 배치를 잡아 두는 식이었습니다.

말로 정하지 말고 한 바퀴 돌려 보라더군요

인원을 나누는 것만큼 자주 나온 말이 리허설이었습니다. 누가 무엇을 맡을지는 앉아서 정하는 것보다 실제로 한 번 돌려 보는 쪽이 훨씬 빠르다는 겁니다. 접속부터 타이머까지 실제 순서대로 한 번만 밟아 봐도 서로 손이 겹치는 지점이 어디인지 바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안 뜨는 기기를 본 행사 전에 걸러 내는 효과도 같이 따라옵니다.

라이브를 쓸 계획이라면 리허설에서 미리 한 번 켜 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첫 송출에는 압축 방식을 찾는 시간이 잠깐 붙는데, 그걸 리허설 때 끝내 두면 본 행사에서는 기다릴 일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관리자 화면 배치도 이때 잡아 저장해 두면 그대로 남는다고 합니다.

장비는 규모를 안 탑니다

재미있는 건 장비 쪽입니다. 노트북 하나, 공유기 하나, 그리고 태블릿 몇 대. 이게 목록의 전부라 큰 행사든 작은 행사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회선을 새로 끌어올 일도 없고 태블릿에 뭘 설치할 일도 없습니다.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건 결국 사람 쪽 구성 하나뿐인 셈입니다.

정리하면

인원을 늘려 해결하는 대신 시선을 둘로 쪼갠다는 발상이 이 구성의 핵심이었습니다. 화면을 지키는 사람과 사람을 지키는 사람. 이렇게만 갈라 둬도 돌발 상황에서 놓치는 게 확 줄어든다는 게 요점이었습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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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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