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경진대회나 졸업 발표를 보러 가면 앞자리 조교가 초시계를 쥐고 있는 장면을 흔하게 봅니다. 시간이 다 되면 종이에 크게 쓴 숫자를 들어 보이거나,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내는 식이죠. 그런데 그 역할을 아예 화면에 넘겨 버린 현장도 있다고 합니다.

졸업 발표 타이머 — 대학 심포지엄·졸업 발표에서 발표자 전원에게 같은 규칙의 타이머를 건다는 슬라이드
졸업 발표 타이머 — 대학 심포지엄·졸업 발표에서 발표자 전원에게 같은 규칙의 타이머를 건다는 슬라이드

WPMS라는 프로그램인데, 발표자 노트와 타이머, 발표 화면을 여러 태블릿에 동시에 띄우는 방식입니다. 확인해보니 인터넷 연결 없이 공유기 내부망에서만 돌아가고, 앱을 깔 필요도 없이 브라우저 주소만 치면 들어가진다고 합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순서가 넘어가는 몇 초에 손이 안 간다는 점

먼저 눈에 띈 건 발표자 교체 구간이었습니다. 앞사람 시간을 멈추고, 되돌리고, 다음 사람이 서면 다시 누르고. 이 몇 초가 은근히 정신없어서, 사람이 하다 보면 한 번쯤은 늦게 누르거나 아예 잊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그 부분을 자동으로 가져갔다고 합니다. 발표가 시작되면 알아서 흐르고, 교체되면 스스로 리셋되는 구조입니다. 진행석에서 초시계를 들여다보고 있을 이유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타이머 자동 시작·리셋
타이머 자동 시작·리셋

시계를 발표자마다 다르게 쓰지 않는 게 핵심

한 사람씩 차례로 올라오는 자리에서 제일 예민해지는 건 시간입니다. 앞사람이 조금 넘겨도 그냥 넘어가고 뒷사람만 딱 끊기면, 발표한 본인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쪽도 개운하지가 않습니다.

여기서는 발표자 전원에게 같은 타이머를 걸어 둔다고 합니다. 끝이 가까워지면 화면 색부터 경고색으로 돌아서면서 슬슬 접으라는 신호를 주는데, 그 시점까지 모두에게 똑같이 잡혀 있으니 누구도 손해 봤다는 말을 못 하는 셈입니다.

발표자 전원에게 같은 규칙의 경고색
발표자 전원에게 같은 규칙의 경고색
예전에 사람이 하던 일지금 화면이 하는 일
초시계 눌렀다 멈추기발표 시작에 맞춰 자동으로 시작
다음 순서 전에 되돌리기발표자가 바뀌면 스스로 리셋
종이 들어 남은 시간 알리기경고색으로 마무리 신호

타이머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하는 건 발표자 노트였습니다

의외였던 건 여기입니다. 졸업 발표나 경진대회에 서는 학생들은 대개 무대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머리가 하얘지는 순간이 한 번은 옵니다.

그때 태블릿에 발표자 노트가 떠 있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준비한 내용이 눈앞에 있으니 흐름을 놓쳐도 금방 되돌아올 수 있고, 그 안정감이 시간 안에 마무리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시간을 억지로 끊는 대신, 안 넘기게 도와주는 쪽에 가까운 기능인 셈입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화면을 준다는 것

한 가지 더 눈에 띈 건 태블릿을 한 대씩 골라 서로 다른 화면에 물려 둘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발표자 손에는 노트가, 심사위원이나 조교 앞에는 진행 상황이 뜨는 식입니다. 같은 강당에 나란히 앉아 있어도 각자 봐야 할 게 다르니까요.

심사위원·조교가 보는 화면
심사위원·조교가 보는 화면

발표 자료를 대신 틀어 주는 물건은 아니라고 합니다

한 가지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강당 앞 큰 화면에 발표 자료를 쏘아 주는 장비 같은데, 그쪽은 아니라고 합니다. 스크린으로 나가는 자료는 원래 쓰던 방식 그대로 두고, 진행을 맡은 사람들 손에 들린 태블릿에만 순서와 시간, 노트를 따로 얹어 주는 쪽입니다.

그래서 기존 장비를 걷어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옆에 하나 더 붙이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익숙한 세팅을 흔들지 않아도 된다는 게 들여놓을 때 부담을 크게 줄여 주는 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을 안 쓴다는 게 은근히 큰 부분입니다

처음엔 그냥 넘겼는데 다시 보니 여기가 꽤 중요한 대목이었습니다. 큰 강당은 구석 자리에서 신호가 잘 안 잡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필 발표 도중에 끊기면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이건 공유기를 하나 켜 두고 그 안에서만 오가는 구조라, 행사장 인터넷이 되든 안 되든 화면은 그대로 뜬다고 합니다. 사람이 몰려서 공용 와이파이가 느려지는 시간대에도 이쪽은 따로 논다는 뜻이 됩니다. 참가자가 많은 행사일수록 오히려 마음이 편한 구조인 셈입니다.

준비물이 단출한 편입니다

이런 걸 들으면 장비부터 걱정되는데, 필요한 건 노트북 한 대와 공유기 한 대, 그리고 태블릿이 전부라고 합니다. 태블릿은 참가자 각자 쓰던 걸 써도 되고요. 강당이든 세미나실이든 규모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는 게 이 구성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본 행사에 바로 붙이는 건 권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리허설 한 번은 돌려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실제로 그 한 번이면 손에 익는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결국 사람이 초시계를 쥐고 눈치를 보던 일을 화면이 대신 가져간 구조입니다. 시간을 더 빡빡하게 재려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똑같은 기준을 걸어 두고 그 뒤로는 신경을 끄겠다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발표자가 계속 이어지는 자리를 자주 치르는 곳이라면 한 번쯤 들여다볼 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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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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