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화면에 자료를 동시에 띄우는 도구라고 하면 보통 인터넷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 IR이나 주주총회처럼 아직 공개되지 않은 문서를 펴 놓는 회의에서는 그 인터넷이 오히려 부담이라고 합니다. 확인해보니 바깥 회선을 아예 쓰지 않는 쪽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주주총회 발표 운영 — IR·주주총회에서 내부망만 쓰고 발표자·의장·법무에 화면을 나눈다는 슬라이드
주주총회 발표 운영 — IR·주주총회에서 내부망만 쓰고 발표자·의장·법무에 화면을 나눈다는 슬라이드

WPMS는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윈도우용 프로그램입니다. 하는 일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발표자가 읽을 노트, 남은 시간, 지금 넘어가 있는 화면. 이 셋을 태블릿 여러 대에 동시에 띄워 주는 게 전부라고 합니다.

공유기 한 대면 준비가 끝납니다

챙기는 장비가 단출합니다. 노트북 한 대, 공유기 한 대, 여기에 자리마다 놓을 태블릿. 참석 규모가 커져도 이 목록은 늘지 않는다고 합니다. 행사장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받아오거나 회선을 새로 끌어올 일이 아예 없습니다.

태블릿 쪽도 간단합니다. 앱을 따로 깔지 않고 브라우저 주소창에 주소를 치면 접속됩니다. 자리가 늘어 기기를 한두 대 더 붙여야 할 때도 설치 절차를 다시 밟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외부 인터넷 없이 동작
외부 인터넷 없이 동작

화면이 밖으로 나갈 길이 아예 없습니다

주주총회 자료에는 발표 전까지 바깥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공유기 안에서만 신호가 오가기 때문에, 화면이 바깥으로 흘러나갈 통로 자체가 없다고 합니다. 보안 기능을 따로 얹은 게 아니라 구조가 그렇게 생긴 셈입니다.

보안 기능을 하나 더 얹어서 얻은 이점이 아니라, 비공개 자료를 다루는 자리에서는 내부망으로만 돈다는 것 자체가 이점이 되는 셈입니다. 바깥을 거치지 않으니 화면이 태블릿에 뜨기까지의 지연도 적다고 합니다.

남은 시간을 숫자 대신 색으로 알려줍니다

준비한 원고는 발표자 태블릿에 노트로 뜹니다. 그 옆에서는 남은 시간이 색을 바꿔 가며 표시됩니다. 숫자를 계속 들여다보지 않아도 지금이 여유가 있는 구간인지 마무리할 구간인지 눈에 바로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IR이나 주주총회는 순서 하나가 밀리는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자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색이 바뀌는 이 단순한 표시가 생각보다 크게 쓰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일시정지·차감으로 의사일정 관리
일시정지·차감으로 의사일정 관리

시간을 멈추거나 빼는 것도 됩니다

질의응답이 길어지거나 순서가 갑자기 끼어드는 일은 늘 생깁니다. 이럴 때 타이머를 잠시 멈추거나, 뒤에 남은 순서 쪽 시간을 조금씩 덜어내는 식으로 의사일정을 맞춰 나간다고 합니다. 종이 큐시트를 다시 꺼내 전체를 고쳐 적을 일이 없어집니다.

이 조작은 운영석에서만 일어납니다. 발표자 쪽에서는 그냥 남은 시간이 조금 달라져 있을 뿐이라, 지금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 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챙기는 것챙기지 않아도 되는 것
노트북 1대인터넷 회선
공유기 1대태블릿 전용 앱
자리마다 놓을 태블릿외부 서비스 계정
운영석 구성
운영석 구성

객석 앞 큰 화면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짚고 넘어갈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그럼 정면 스크린도 이걸로 쏘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라고 합니다. 정면 스크린은 기존 장비에 물린 그대로 두고, 태블릿에 뜨는 건 무대 밖에 있는 사람들만 보는 화면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운영석에 뜨는 내용과 발표자 태블릿에 뜨는 내용도 서로 다릅니다. 발표자 태블릿에는 지금 읽을 대목과 시계 노릇을 하는 색만 두고 나머지는 걷어 낸다고 합니다. 무대에 선 사람이 봐야 할 게 많아질수록 시선이 화면에 붙잡히니까, 일부러 덜어낸 쪽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발표 자체를 대신 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무대 밖에서 노트와 시간을 붙들고 있는 도구라고 보는 쪽이 맞겠습니다. 뒤에서 손이 몇 번 오가는 동안 객석에서는 그냥 순서대로 흘러가는 것처럼만 보인다는 게 요점이었습니다.

인터넷을 안 쓰고 앱도 안 깔다 보니, 새로 익혀야 할 조작 자체가 몇 개 안 되는 구조입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준비물이 적을수록 당일에 어긋날 구석도 줄어드는 법입니다.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이 도구가 궁금하시면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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