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발표 장비라고 하면 보통 본당 앞의 큰 스크린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그 스크린 말고, 진행을 맡은 사람들끼리만 보는 화면을 따로 두는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회중석에서는 보이지 않고 진행팀 태블릿에만 뜨는 화면입니다. 어떤 구조인지 확인해봤습니다.

같은 순서를 서로 다른 화면으로 봅니다
예배는 여러 사람이 순서를 나눠 맡습니다. 인도자가 있고 찬양팀이 있고 미디어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다 흩어져 앉아 있습니다.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서로 눈치로 맞추는 일이 생기더라는 겁니다.
WPMS는 그 흐름을 태블릿으로 나눠 봅니다. 순서지와 찬양 가사, 설교 노트, 그리고 타이머가 여러 태블릿에 실시간으로 뜬다고 합니다. 게다가 태블릿마다 다른 화면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 같이 한 화면을 보는 게 아니라, 역할에 맞는 화면을 각자 본다는 게 요점인 셈입니다.
인도자는 다음 순서를, 찬양팀은 가사를, 미디어팀은 지금 나가는 화면을 봅니다. 필요한 정보가 서로 다르니 화면도 다르게 주는 방식입니다. 앞쪽 스크린 하나를 다 같이 올려다보던 구조와는 다릅니다.
설교 원고는 PPT 노트에 적어두면 끝

가장 손이 덜 가는 부분이 여기였습니다. 설교 노트나 순서지를 PPT의 노트 칸에 미리 적어두면, 그 내용이 그대로 인도자와 목회자 태블릿에 올라온다고 합니다. 태블릿용으로 다시 옮겨 적는 과정이 없습니다.
종이 순서지를 뽑지 않아도 된다는 게 부수적인 이득이었습니다. 강대상에 종이 뭉치를 올려두고 한 장씩 넘기는 대신, 태블릿 한 대만 놓아두면 되는 셈입니다.
회중석에서는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걸 들이면 앞쪽 화면까지 통째로 바뀌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예배를 드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과 똑같습니다. 교회에서 지금 돌리고 있는 송출 장비가 그 자리를 계속 맡습니다.
| 회중이 보는 것 | 진행팀만 보는 것 |
|---|---|
| 본당 메인 스크린 | 순서지와 찬양 가사 |
| 기존 장비가 담당 | 설교 노트 |
| 화면 구성 그대로 | 타이머·지금 나가는 화면 |
미디어팀은 지금 어떤 화면이 나가고 있는지를 태블릿으로 보면서 자막과 송출을 맞춘다고 합니다. 앞에 나서는 도구가 아니라 뒤에서 조용히 돌아가는 쪽이라고 보면 됩니다.
매주 같은 배치라면 저장해두면 됩니다

교회는 매주 비슷한 순서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화면을 몇 칸으로 나누고 어디에 무엇을 크게 둘지 같은 배치를 한 번 잡아두고 저장해두면, 다음 주에는 그 배치를 그대로 불러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매번 화면 구성을 처음부터 다시 짤 일이 없는 셈입니다.
시계도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태블릿에 오가는 게 순서지와 가사만은 아니었습니다. 타이머도 같이 뜬다고 합니다. 그것도 자리마다 따로 재는 방식이 아니라, 노트북에서 흘러가는 시간이 태블릿마다 같은 숫자로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예배는 정해진 시간 안에 순서를 다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몇 분째인지를 각자 손목시계로 재고 있으면, "좀 길어졌다"는 판단이 사람마다 다른 순간에 나옵니다. 숫자 하나를 다 같이 보고 있으면 그 판단이 한 사람 몫에서 팀 전체 몫으로 넘어가는 셈입니다.
처음 들이는 날은 어떨까
그럼 처음 쓰는 날에는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더니, 예배 전에 리허설 한 번 돌려보는 정도면 손에 익는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어느 태블릿이 어떤 화면을 볼지 정하는 게 세팅의 거의 전부라서 그렇습니다.
교회 사정상 진행팀이 매주 같은 얼굴이 아닐 때가 많은데, 그 점에서도 부담이 적어 보였습니다. 기기에 깔아 둔 프로그램이 없으니 이번 주에 처음 온 사람도 주소창에 주소만 넣으면 그 자리에서 같은 화면을 보게 됩니다. 인수인계랄 것도 딱히 필요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정리하면
필요한 건 노트북 한 대, 공유기 한 대, 그리고 태블릿입니다. 앱을 깔 필요도 없고 인터넷 회선도 필요 없습니다. 공유기 내부망만 있으면 브라우저 주소창으로 바로 들어가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구성이 똑같다는 점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건 태블릿 대수뿐인 셈입니다. 장비를 새로 갈아엎지 않고, 지금 쓰는 것 위에 진행팀 화면 하나를 얹는 방식이라 시작하는 문턱도 낮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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