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화면을 태블릿 여러 대에 동시에 뿌려 주는 도구가 있다고 해서 들여다봤습니다. 제일 먼저 궁금했던 건 역시 대수였습니다. 열 대냐 스무 대냐, 숫자 하나로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확인해보니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몇 대냐가 아니라 무슨 화면을 띄우느냐를 먼저 정해야 계산이 되는 구조였습니다.

붙는 대수보다 화면 종류가 먼저
접속하는 기기 수 자체에는 제한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화면 종류마다 오가는 데이터 양이 완전히 달라서, 거기서 갈립니다.
노트나 타이머는 글자 몇 줄이 왔다 갔다 하는 게 전부라 통신량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고, 이미지 모드는 슬라이드가 넘어가는 순간에만 한 번 그림을 내려받고 끝입니다. 반면 라이브 화면은 태블릿마다 영상을 따로 받아 갑니다. 대역폭을 실제로 먹는 건 딱 이 하나뿐이었습니다.
| 화면 종류 | 안정 권장 대수 | 오가는 데이터 |
|---|---|---|
| 노트·타이머 | 수십 대 | 거의 없음 |
| 이미지 | 수십 대 | 전환할 때 한 번 |
| 라이브(영상) | 8~10대 (최대 12~15대) | 계속 흐름 |
태블릿에 띄울 수 있는 화면은 관리자창, 슬라이드 노트, 라이브 화면, 타이머로 나뉜다고 합니다. 어느 기기에 무엇을 띄울지는 한 대씩 따로 정하는 방식이라, '스무 대가 전부 같은 화면을 본다'는 전제가 애초에 필요 없었습니다.
기준은 Wi-Fi 6 공유기에 유선 1Gbps로 물린 환경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 대수는 전부 화면을 보는 기기 이야기입니다. 설치는 발표를 돌릴 노트북 한 대에서 끝납니다. 그러니 몇 대인지 셀 때 프로그램을 깐 컴퓨터는 아예 계산에 넣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대짜리 현장은 이렇게 나눈다더라

태블릿이 스무 대라고 해서 스무 대를 전부 라이브로 둘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봐야 하는 자리는 생각보다 적더군요. 핵심 8~10대만 라이브로 두고 나머지는 이미지나 노트로 돌리면 스무 대가 전부 안정적으로 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배분만 바꾸면 되는 거라 장비를 더 사거나 공유기를 바꿀 일은 아니라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핵심만 라이브, 나머지는 이미지·노트' — 이 한 줄이 사실상 공식이었습니다.
그래도 모자라면 화질을 내린다

봐야 할 라이브 자리가 권장 대수를 넘어서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땐 화질을 한 단계 낮추면 더 붙일 수 있다고 합니다. 라이브가 흔들릴 때 제일 먼저 쓰는 대응도 이 화질 고정이라니, 대수를 늘릴 때와 문제를 풀 때가 같은 손잡이를 쓰는 셈이었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걸 하나 알았습니다. 화질을 태블릿마다 손으로 맞춰 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노트북이 고화질·중간·저화질 세 단계를 한꺼번에 내보내고, 태블릿이 자기 수신 상태를 보고 그중 하나를 알아서 골라 받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정하는 건 제일 높은 화질 하나뿐이고, 그 아래 단계는 자동으로 조절된다더군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조금 생각해 보니 알겠더군요. 화질을 한 가지로만 보내면 제일 상태가 나쁜 기기에 전체를 맞춰야 합니다. 구석에 놓인 태블릿 한 대 때문에 앞자리 화면까지 흐려지는 것입니다. 세 단계를 같이 내보내면 약한 기기만 저화질로 내려가고 나머지는 선명한 채로 남습니다. 한 대가 흔들려도 옆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감이 아니라 신호 세기를 본다

제일 실용적이었던 건 이 부분입니다. 몇 대가 한계인지 머릿속으로 계산하지 말고, 신호 세기를 보면서 조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표시되는 신호를 확인하며 라이브 대수를 늘렸다 줄였다 하면, 그 현장의 실제 한계선이 바로 보입니다. 공유기 성능도 현장 구조도 다 다르니 결국 이게 가장 정확한 방법이었습니다.
관리자 화면에 기기별로 신호 세기가 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몇 대까지 되나'가 아니라 '지금 이 태블릿이 버티고 있나'를 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유독 약하게 잡히는 기기가 있으면 그 한 대만 중간·저화질로 고정하거나 아예 이미지로 돌리면 되고, 자리를 공유기 쪽으로 조금 옮기는 것만으로 살아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대수보다 먼저 걸리는 건 공유기 설정

알아보다 보니, 대수 때문에 막히는 경우보다 공유기 설정 때문에 아예 안 붙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합니다. 제일 잦은 원인은 'AP 격리'라는 기능이었습니다. 이게 켜져 있으면 같은 공유기에 붙어 있어도 기기끼리는 서로 통신하지 못합니다. 대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이유로 안 되는 것이라, 모르면 한참 헤맬 만한 대목이었습니다.
행사장 공유기를 빌려 쓸 때 특히 그렇다니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낫겠습니다. 게스트 와이파이와 겸용하지 않기, 가능하면 5GHz 전용 이름으로 붙기, 채널은 자동 대신 수동으로 고정하기 정도가 체크리스트였습니다. 대신 인터넷 회선은 아예 필요 없습니다. 공유기 한 대만 있으면 그 안에서 통신이 다 끝나는 방식이라, 행사장 인터넷이 느리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마음 편했습니다. (설치할 때 정품 인증 1회만 인터넷에 연결하면, 그 뒤 발표 진행에는 필요 없습니다)

정리하면
'몇 대까지 되나요'라는 질문 자체가 반쯤 잘못된 질문이었습니다. 대수에는 제한이 없고, 관리할 것은 라이브 대역폭 하나뿐입니다. 라이브를 몇 대에 줄지만 정하면 나머지는 얼마든지 붙습니다.
구성 예시를 들면, 기기 세 대에 라이브 두 대짜리 정도로도 꾸릴 수 있습니다. 필요한 건 노트북 한 대와 공유기 한 대, 그리고 태블릿뿐이라 규모와 상관없이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수 걱정은 애초에 할 일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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