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 화면을 뿌리는 도구는 대개 화질을 하나로 정해 놓고 씁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고화질·중간·저화질을 한꺼번에 내보내는 방식도 있더군요. WPMS라는 발표 관리 프로그램 이야기입니다.

무선 화면 송출 화질 — 고화질 1920×1080·중간 1280×720·저화질 960×540 3단을 정리한 표
무선 화면 송출 화질 — 고화질 1920×1080·중간 1280×720·저화질 960×540 3단을 정리한 표

앱을 따로 깔지 않고 브라우저 주소창에 주소만 쳐서 붙는 도구입니다. 행사장 와이파이를 쓰지 않고 공유기를 따로 하나 세워 그 안에서만 주고받는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 화질을 다루는 방식은 그보다 더 재미있었습니다.

화질을 하나로 정하면 생기는 문제

무선에서 성가신 건 기기마다 사정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연단 바로 앞에 둔 태블릿과 뒤쪽 벽에 붙여 둔 태블릿이 같은 세기로 받고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보내는 화질을 한 값으로 못 박아 두면 남는 선택지가 둘뿐입니다. 높게 올려서 약한 기기를 포기하거나, 낮게 내려서 멀쩡한 기기까지 흐릿하게 만들거나.

결국 제일 상태가 나쁜 한 대에 나머지 전부를 맞추게 되는 셈입니다.

세 갈래로 동시에 내보낸다

라이브 화면 송출 — 고·중·저 3단 자동
라이브 화면 송출 — 고·중·저 3단 자동

WPMS는 보내는 노트북에서 화질을 세 단계로 나눠 한꺼번에 흘려보냅니다. 그중 어느 것을 받을지는 받는 쪽 태블릿이 스스로 정합니다. 지금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단계를 집어 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신호가 넉넉한 자리는 제일 좋은 단계로, 빠듯한 자리는 가벼운 단계로 각자 가져가는 셈입니다. 뒤쪽 한 대가 버거워한다고 해서 앞자리까지 같이 흐려지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양자택일이 아예 사라지는 방식입니다.

신호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신호 세기 읽는 법
신호 세기 읽는 법

각 기기의 신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읽는 법도 따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숫자를 외울 필요는 없고, 상태가 나쁜 기기를 미리 알아채는 용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화면이 흐려진 다음에 원인을 찾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태블릿 화면이 유독 흐린 자리가 있다면 기기부터 의심할 게 아니라 신호를 먼저 보면 되는 셈입니다. 낮은 단계로 내려간 기기는 고장 난 게 아니라 지금 형편에 맞는 쪽을 고른 것뿐이니까요. 리허설 때 한 번 훑어 두면 본 행사에서 놀랄 일이 줄겠습니다.

손대는 건 최고 화질 하나뿐

기기 카드의 화질 버튼과 실제 전송량 표시
기기 카드의 화질 버튼과 실제 전송량 표시

관리자 화면에서 사람이 정하는 건 '최고 화질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하나입니다. 천장만 정해 두면 그 밑으로는 프로그램이 알아서 오르내립니다. 버거워지면 한 칸 내려갔다가, 견딜 만한 자리에서 멈춘다고 합니다.

사람이 정하는 것프로그램이 알아서 하는 것
최고 화질 단계그 아래 단계 조절
압축 방식·해상도 설정기기별 화질 선택
어느 기기에 무엇을 띄울지상태가 나빠질 때 낮추기

기기 카드에는 실제 전송량도 함께 표시됩니다. 지금 어느 태블릿이 어떤 화질을 받고 있는지 한눈에 보이는 구조입니다.

천장을 정하는 칸은 콘솔 안쪽에 있다

관리자 콘솔 클로즈업 — 압축 방식·해상도 설정
관리자 콘솔 클로즈업 — 압축 방식·해상도 설정

그 '최고 화질'을 어디서 정하는지 찾아봤더니 관리자 콘솔 안쪽이었습니다. 압축 방식과 해상도를 잡는 칸이 따로 있고, 여기 넣어 둔 값이 세 단계 중 맨 위가 됩니다. 아래 두 단계는 그 값을 기준으로 깔리는 구조입니다.

바꿔 말하면 사람이 만지는 자리는 이 한 칸뿐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행사 시작 전에 한 번 정해 두면 진행 중에 다시 열어 볼 일이 없습니다.

설정 화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보다 이렇게 한 칸으로 몰아 둔 쪽이, 운영석에 앉는 사람 입장에서는 훨씬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정할 게 하나면 잘못 건드릴 일도 하나뿐이니까요.

정리하면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마무리 — 연단에 오르지 않고 태블릿 하나로

무선이 불안정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걸 없애려 애쓰는 대신, 불안정해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게 짜 놓은 쪽에 가깝습니다. 흐려지는 기기가 생기더라도 그 한 대에서 끝난다는 게 이 방식의 요점입니다.

화질을 사람이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형편이 나빠지면 알아서 내려가고, 나아지면 그 자리에서 안정되니 중간에 손댈 일이 거의 없습니다. 발표가 돌아가는 동안 운영석은 화면을 보고 있으면 되고, 무언가를 계속 조절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무선을 다루는 도구들이 대체로 '더 잘 보내는 법'을 붙들고 있는데, 이건 '못 받는 기기가 생겨도 괜찮게 만드는 법'에 가깝습니다. 문제를 없애는 대신 문제가 번지지 않게 막아 두는 쪽인데, 현장에서는 이쪽이 더 쓸모 있을 때가 많습니다.

설정할 게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손대는 항목은 하나뿐이고, 리허설 한 번이면 감이 잡힐 만큼 단순하다고 합니다. 화질 때문에 매번 신경 쓰던 자리라면 한 번쯤 살펴볼 만한 방식입니다.


이 도구가 궁금하시면

WPMS ver26 — 무선 발표 관리 시스템 (윈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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