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는 같았는데, 결과는 달랐다
축구에서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면 보통 다음 경기 출전 정지가 따라온다. 미국의 공격수 폴라린 발로군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그렇게 퇴장을 당했고,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갈린다. FIFA가 이례적으로 이 징계를 유예해버린 것. 보통이라면 그대로 넘어갈 뻔했던 이 결정이 화제가 된 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들이 징계 완화를 요청하며 FIFA에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고,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은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할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문제는 비슷한 시기 잉글랜드의 자렐 콴사가 멕시코전에서 똑같이 거친 태클로 퇴장당했지만, 그의 2경기 출전 정지는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이다. 같은 종류의 반칙, 다른 결과. 공정성 논란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질문은 던졌지만, 대답은 없었다
영국 BBC는 FIFA 징계위원회 위원장 모하마드 알 카말리에게 직접 물었다. 발로군의 징계를 왜 유예했는지, FIFA 회장이 관련 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지, 콴사는 왜 징계가 유지됐는지. 세 가지 질문이었다.
돌아온 답은 없었다. FIFA는 당시 발로군 관련 성명에서 "사건을 둘러싼 모든 정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근거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결국 발로군은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미국은 1-4로 완패했다. 논란이 됐던 징계 유예가 실제로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셈이다.
같은 반칙에 다른 잣대, 그리고 침묵 — 축구팬이 아니어도 눈여겨볼 만한 '공정성'의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