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인데 근로계약서를 쓴다고?

보통 대학원생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등록금 걱정, 불안정한 생활비, 그리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논문 마감.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대학원이 있다. 바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다.

전국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내 유일의 국가연구소대학원인데, 30개 출연연이 각각 '스쿨'을 운영하는 구조다. 그중 하나인 KIST스쿨이 올해로 출범 25주년을 맞았다.

여기 학생들은 소속 출연연과 근로계약을 맺고 학위과정 동안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으며 연구한다. 게다가 국가적 대형과제에 팀 단위로 참여하면서 최고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안상철 KIST스쿨 대표교수는 이런 환경 덕분에 "이곳 졸업생들은 연구 현장 실무 경험들이 좋아 기업체 등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졸업하고 고국으로 돌아가도 인연은 계속된다

KIST스쿨에는 다른 스쿨에는 없는 독특한 제도가 하나 있다. 바로 '해외 동문 과제'다. KIST스쿨을 졸업한 뒤 자기 나라로 돌아가 대학이나 국가연구소에 재직 중인 외국인 동문들과 공동연구를 이어가는 시스템인데, UST 30개 스쿨 중 유일하게 운영 중이라고 한다.

안 교수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기후, 인구, 고령화, 생명·의료 같은 전 세계가 마주한 문제들의 해법을 함께 찾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해외 동문들과 연구협력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I·로봇 전공 책임교수 출신인 그는 특히 고령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를 잘 해결해줄 수 있는 방편 중 하나가 로봇"이라며,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연구는 결국 사람을 향한다

안 교수가 강조하는 건 결국 하나다. "사람들을 좀 도와주는 연구를 하고 싶다. 연구소가 만든 연구 성과들을 국민들한테 다시 돌려주고 싶다."

그는 KIST가 정부의 대표적인 출연 연구기관인 만큼, "국가나 국민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연구 수행을 통해 성과들을 국민들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화려한 논문 실적보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겠다는 얘기다.

오즈백 한 줄 정리

학위 따고 월급도 받고, 졸업 후에도 국경 너머로 이어지는 인연까지 — KIST스쿨은 '연구 그 자체'를 위한 판을 깔아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