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필요하다는데, 왜 아직 안 됐을까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자는 이야기,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행정수도법 제정과 개헌을 통한 명문화를 핵심과제로 못 박았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행정수도법 처리를 공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2월 교섭단체 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국가과제로 언급했고, 조국혁신당은 이미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

여야를 막론하고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어 보인다. 문제는 늘 그렇듯 '언제, 어떻게'다.

당론 채택이라는 첫 번째 관문

가장 중요한 변수는 집권여당 민주당이 이걸 공식 당론으로 확정하느냐다. 당론이 되면 입법 드라이브에 확실히 힘이 붙는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수도권 민심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수도권과 다른 지역 간 여론 온도 차가 뚜렷한 상황을 무시하기 어렵다. 자칫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지역성장 전략이 본격화하면, 행정수도 이슈에 쏠리던 전국적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당론이 확정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국회 원 구성 반발과 상임위 정상화 문제, 여러 법안을 하나로 묶는 통합 입법안 마련, 그리고 관습헌법 위헌 판례를 뒤집을 법리적 보완까지 -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위헌성이 큰 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키면 대통령도 재의요구권 행사를 고민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회법에 세종의사당을 본원으로 명시하는 우회 방안이나, 정부의 이전 로드맵을 먼저 발표하는 식의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세종시로서는 시간이 곧 동력

세종시정부는 행정수도법 연내 처리를 핵심과제로 삼고 정치권과 정부를 상대로 설득전을 벌이고 있다. 왜 이렇게 서두를까. 연내 처리에 실패하면 미이전 부처의 추가 이전, 공공기관 유치, 기업 투자 확대 같은 후속 동력이 함께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논의단계는 이미 끝났다. 정치적 셈법에 또 다시 얽매여 연내처리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행정수도 세종 완성 과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즈백 한 줄 정리

말은 다 통일됐는데, 손발이 언제 맞을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