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이 이 정도면 시사 브리핑 아닌가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올해도 어김없이 화제다. 지난 12일 의정부고 방송부 UHBS가 SNS 계정에 3학년 학생들의 졸업사진 70여 장을 공개했는데, 그 안에 담긴 건 단순한 교복 사진이 아니라 한 해 동안 우리가 웃고 떠들었던 순간들의 종합 선물세트였다.
가장 눈에 띈 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로 화제를 모은 홍명보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패러디다. 한 학생은 칠판에 'FIGHT'라는 글자를 적어놓고 선수들을 지시하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이는 쿠팡플레이 다큐멘터리 '국대: 로드 투 노스 아메리카'에서 홍 전 감독이 "단어 알지? 싸워"라고 말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학생은 홍 전 감독으로 분장해 손흥민 선수처럼 꾸민 친구를 지긋이 바라보는 장면도 재현했다.
젠슨 황 옆엔 치킨이 있어야 한다
지난 6월 방한해 국내 기업인들과 '깐부치킨'에서 회동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빠지지 않았다. 한 학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가죽 재킷을 그대로 입고 등장했고, 옆에는 치킨으로 변신한 친구가 함께 서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거제 야호" 밈으로 역주행 신화를 쓴 걸그룹 리센느 미나미의 갸루 콘셉트, 넷플릭스 '참교육' 감독관 복장,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과 엄흥도, SBS 드라마 '김부장' 속 인물들까지 다양한 패러디가 이어졌다. SNL코리아 '스마일 클리닉'의 피부과 직원 캐릭터나 토이스토리, 슈퍼마리오, 아기공룡 둘리, 피카츄 같은 익숙한 캐릭터들도 얼굴을 내밀었다.
의정부고는 2009년 무렵부터 그해의 주요 이슈를 사진으로 재현하는 졸업사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는 만큼, 올해도 어김없이 이 학교의 졸업사진은 하나의 '연말 결산 콘텐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졸업앨범 넘기다 한 해 뉴스가 다 지나간다 — 이게 바로 의정부고 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