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가 AI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뉴욕 주지사 캐시 호컬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 50MW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신축 허가를 앞으로 1년간 전면 중단한다는 것.

지금까지도 미국 일부 카운티나 도시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은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주민 민원이나 소송에서 시작된 지역 단위 조치였다. 이번엔 다르다. 뉴욕주 정부가 나서서 "전력과 물 소비 속도가 통제 불능 수준"이라고 먼저 선언한, 미국 최초의 주 전역 모라토리엄이다.

호컬 주지사는 "발전과 진보가 더 높은 공공요금 고지서나 물 부족, 소음 공해를 동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반면 데이터센터 업계 단체는 이번 조치가 뉴욕의 기술 투자와 일자리를 버지니아, 텍사스 같은 규제 느슨한 주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을 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왜 하필 '전기요금'이 문제일까

대형 데이터센터가 새로 들어서려면 고전압 송전선, 변전소, 발전 설비까지 통째로 새로 지어야 한다. 문제는 미국 상당수 지역의 전력요금 구조다. 민간 전력회사가 이런 설비 투자비에 적정 이윤을 얹어 요금을 산정하고, 이 비용은 데이터센터만을 위한 시설이라도 지역 내 모든 가정에 나눠 청구된다.

여기에 더해 PJM, ERCOT 같은 전력 도매시장에서는 가장 비싸게 낙찰된 발전기 가격이 그 시간대 전체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데이터센터가 24시간 대규모로 전력을 끌어다 쓰면 결국 가스·석탄 발전까지 추가로 돌려야 하고, 이는 그대로 가정과 소상공인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런 갈등을 의식해서인지 일부 빅테크는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루이지애나에 5GW 규모 데이터센터를 확장 중인 메타는 전력회사와 별도 계약을 맺어 전력 생산·전력망 확충 비용을 전액 자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 프로그램에 기부하고, 지역 대학 장학금과 기술 교육 과정도 지원한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반대 사례도 같은 날 드러났다. 스페이스X의 xAI가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운영 중인 콜로서스 2 데이터센터가 허가받지 않은 가스터빈 59개를 가동해온 사실이 로이터 보도로 공개됐다. 환경 검토와 주민 의견수렴 절차 없이 돌아간 시설이라는 지적이다.